코기미카 「흉중생진」 샘플
-역사날조 多
-과거에 대한 개인적해석 多
-고증오류
-형 코기츠네마루, 동생 미카즈키
-직접적인 파괴언급은 아니지만 도검파괴 주의
-해피엔딩
-여사니와 등장
-사니와 죽음
-미카즈키 죽음
-남사들에 대한 개인적 해석 주의
-메리배드 엔딩
사니와가 죽었다.
사인은 불명. 혼마루의 도검남사들도, 사니와의 급사에 급히 파견 나온 정부의 사람도 사니와의 죽음에 대해서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했다. 잠을 자는 것 같은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 얼굴에 온기가 식고 핏기가 가셔 백지장 같이 변해가고 있을 뿐 고통에 몸부림치며 일그러진 모습이라곤 한 점도 보이지 않아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이 어디 죽은 사람이냐고 되려 성을 낼 정도로 깔끔한 죽음이었다.
사니와의 죽음은 검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저절로 분위기는 침울해졌고 그 속에서 울음소리가 혼마루를 가득 메웠다.
단 하나, 미카즈키 무네치카를 제외하고.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놀란 눈으로 단도들이 사니와에게 달라붙어 오열하는 광경을 보다가 자리를 피한 후로 평소와 같았다. 무표정과 미소의 사이, 웃는 듯도 하고 무표정한 것도 같은 얼굴로 정원이 보이는 툇마루에 앉아 언제나처럼 차만 들이킬 뿐이었다. 미카즈키 무네치카만이 그 슬픔의 파도에서 사니와의 시체만큼이나 평온했다.
혼마루의 도검남사들 모두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래 묵은 검들은 감정이 격해지지 않는 것일까’라고 생각하기에는 시시오는 이제는 차게 식어 굳어버린 주인의 손을 제 눈가에 부비며 굵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렸고 이와토오시도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숨이 넘어갈 것처럼 오열하는 이마노츠루기의 등을 쓸어줄 뿐 시체 쪽으로 시선도 두지 못했다. 우구이스마루와 이시키리마루는 사니와의 장례준비를 주도하느라 사니와의 시체가 누워있는 방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사니와에 대해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무거운 분위기였다.
“미카즈키님은 안가보세요?”
물 색의 눈동자를 담은 눈가가 빨갛게 부은 미다레 토시로가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미카즈키에게 다가왔다. 여전히 그의 곁에는 막 끓여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가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주인을 잃은 슬픔이라던가 침통함 같은 것은 없었다. 그 모습에 미다레는 목에서 뜨끈한 무언가가 울컥하려는 것을 참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사니와가 죽었잖아요. 곁을 지키셔야 하는 것 아니에요?”
“형태가 있는 것도 언젠간 부서지는데 사니와가 죽는 것이야 예정조화 아니겠느냐. 놀랍지 않은 일이지.”
재촉하는 말에도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진득한 느긋함이었다. 옆에 있던 따뜻한 찻잔을 집어 들며 차 향을 맡으며 답하는 말은 틀린 말도 아니었고 오래 산 자들의 초탈함마저 느껴지는 말이었지만 미다레는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야!”
갑자기 들린 큰 소리에 미카즈키의 푸른 눈이 놀랐는지 동그래졌다. 미다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들었던 찻잔도 다시 옆에 내려두고 미다레를 흔들림 없는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아 미다레의 화를 돋구었다.
“미쳤어? 겨우 그 정도 애정뿐이었어? 사니와가 죽었잖아! 이렇게 대할 거면 왜 꺾었어? 우리도, 우리도 사랑해줄 수 있었는데 왜!”
복도 쪽에서 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큰 소리가 들리자 근처에 있던 도검들이 하나 둘 무슨 일인지 보러 왔다가 멈춰버렸다. 상대가 미카즈키 무네치카라는 것에 쉽사리 말리려 끼어들지 못하는 사이에 미다레에게서 속사포처럼 분노가 터져 나왔다.
“강요하는 게 나쁜 거 알지만 사니와가 죽었잖아! 머리를 쥐어뜯고 오열하는 모습까진 안바랬어! 소중하다며! 사랑한다며! 다 거짓말이었어?! 죽어버리면 끝이다 이거야?! 당신이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당신이 그렇게 사랑한다니까 물러선 건데! 전부 거짓말이었던 거지?! 왜 이렇게 태연자약해?! 곁을 지켜달라는 것조차 안해주면서 함부로 입 놀리지마! 사니와한테 사과해! 너 같은 거…!”
“미다레 토시로!”
누군가가 이 상황을 보고 상황을 말려달라고 불렀는지 미다레의 뒤에서 벼락 같은 노호가 떨어지며 이치고 히토후리가 급하게 이 쪽으로 다가왔다. 이치고의 옆으로 야겐 토시로가 같이 뛰어왔다. 팔을 뻗어 미다레를 뒤쪽으로 물러서게 하자 야겐이 미다레의 어깨를 잡아 눌렀다. 이 이상 소란 피우지 말라는 날카로운 눈에 미다레는 억울한지 다시 입을 열었다.
“그치만 화가 나잖아! 그렇게 사니와와 결혼했다고 자랑해놓고 예정조화라느니 그딴 말이나 하잖아! 용서 못해!”
미다레의 악에 받친 목소리에 이치고 또한 눈매 끝이 꿈틀 했으나 굳은 목소리로 미다레를 저지했다.
“미다레 토시로. 그만하세요. 경황이 없다 하나 무례도 이런 무례가 없군요.”
“이치형!”
“그만해. 미다레. 너무 흥분했어. 진정해.”
단단한 호박 같은 금안이, 어깨를 잡아 누르는 힘이, 야겐의 눈동자가 이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 경고하고 있었다. 미다레는 한참이나 더 쏘아주고 싶은 말이 남았는지 어금니를 깨물며 단호한 이치고의 등과 자신을 매섭게 쏘아보는 야겐의 눈동자를 번갈아 보다가 등을 홱 돌렸다. 이치고가 야겐에게 고갯짓으로 미다레를 쫓아가 달래주라 신호하고는 미카즈키를 향해 깊게 허리를 숙였다.
“미다레를 대신하여 제가 사죄 드리겠습니다. 미카즈키공.”
야겐이 미다레의 등을 토닥이자 몇 걸음 못가서 미다레의 어깨가 들썩거리며 연신 손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필시 울고 있는 것이리라. 미카즈키는 이치고의 사죄를 듣는둥 마는둥 그 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훌쩍훌쩍 우는 숨소리가 멀어지고 아이들이 보이지 않게 되자 이치고를 향해 고개를 들어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괜찮네, 괜찮아. 나도 미안하네. 늙은이가 눈치가 없어 기분을 상하게 한 모양이야.”
“관대한 용서 감사합니다.”
그제야 허리를 꼿꼿하게 곧추세우는 이치고의 얼굴도 자세히 보니 눈가와 코 끝이 빨개졌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 얼굴을 보며 미카즈키는 쓴웃음을 짓더니 미다레의 말을 듣느라 옆에 내려두었던 찻잔을 다시 감싸 쥐었다. 한참이나 어린 미다레에게 그렇게 듣고도 사니와의 방에 가볼 생각이 없다는 의지가 뚜렷한 행동에 이치고는 조심스럽게 미카즈키의 옆에 무릎을 접어 앉으며 넌지시 떠보았다.
“정말 안가보셔도 되겠습니까?”
정말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그에게는 사니와의 죽음이 미카즈키가 거쳐왔던 역사의 하나일 뿐이기에 와닿지가 않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인간인 주군에게는 슬픈 일이겠구나 싶었다.
이치고 답지 않게 참견하는 말에 미카즈키는 잠시 말을 고르는 지 무언가를 떠올리는지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푸른 눈동자가 흐릿해졌다가 차를 한 모금 들이킨 후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호상 아닌가? 어딘가 아파한 흔적도 없고 자는 듯이 죽었으니 고통도 없었을 것이고 이리 울어줄 신들이 많으니 살아 생전 남사들에게 사랑 받았다는 것 정도는 당연히 알 수 있고. 곱게 죽은 인간의 시체야 생전과 별 다른 차이가 없을진대 굳이 내가 봐야 할 이유는 없구나.”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치고 히토후리 또한 미다레가 왜 그렇게 예의를 잊고 미카즈키에게 소리 질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지금 이 상황이 주인이 도검남사들 전체를 속이려고 준비한 고약한 장난이라 놀래켜 주려고 벌떡 일어났다가 이 말을 들으면 분명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을 맛보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무릎 위에 올려두었던 손이 어느새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세게 주먹을 쥐고 있었다. 당장 어제의 미카즈키와 주인을 생각하면 미카즈키의 이 반응은 자신들이 보았던 미카즈키라 생각할 수 없었다. 대체 밤 사이에 무엇이 일어났기에 주인은 죽고 미카즈키는 주인을 보지 않겠다 선을 긋는 것인가?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었던 것인가?
분명히 지금 입을 열면 미다레를 꾸짖은 보람도 없이 자신도 흐트러질 것 같아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감정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미카즈키도 그 것을 기다려 주는 것인지 정원을 바라보다가 이따금 찻물을 한 모금씩 들이킬 뿐 이치고에게 더 말을 걸지 않았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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